오늘은 철학 존재론 시리즈 16번째 시간입니다. 사르트르 존재론과 실존주의 철학은 인간이 단순한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의미를 창조하는 자유로운 존재임을 일깨웁니다. 오늘날에도 유효한 이해의 철학입다. 기술과 사회가 인간의 결정을 대신하는 시대에, 사르트르는 자유와 선택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 사르트르 존재론은 신 없는 세계에서 스스로의 의미를 창조하는 인간의 용기를 말합니다.
1. 서론: 사르트르 철학의 문제의식
20세기 철학을 대표하는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는 실존주의 철학의 중심 인물이다.
그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며, 존재론(ontology)의 관점에서 인간의 자유와 책임, 그리고 존재의 의미를 새롭게 규정하려 했다.
사르트르의 존재론은 단순한 철학적 사유를 넘어, 인간의 실존적 고뇌와 선택의 문제를 다루며 현대 철학뿐 아니라 문학, 심리학, 사회사상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이 글에서는 그의 대표 저서 《존재와 무》(L’Être et le Néant)를 중심으로 사르트르 존재론과 실존주의 철학의 핵심 개념을 분석한다.
2. 존재론과 실존주의의 만남
2.1 존재론이란 무엇인가?
존재론은 철학의 가장 근원적인 분야로, “존재란 무엇인가”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하이데거 등 다양한 철학자들이 존재의 본질을 탐구했지만,사르트르는 이러한 고전적 존재론을 넘어 “존재하는 인간 자신”을 존재론적 탐구의 중심에 세웠다.
그에게 존재론은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살아 있는 인간의 문제”였다.
2.2 실존주의란 무엇인가?
실존주의(existentialism)는 인간을 추상적인 본질로 환원하지 않고,“실존이 본질에 앞선다(Existence precedes essence)” 는 명제를 중심으로 한다.
이 말은 인간이 어떤 고정된 본질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자신의 선택과 행위를 통해 스스로의 본질을 만들어간다는 의미다.
즉, 인간은 미리 정해진 틀 속에 사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자신의 존재를 창조하는 존재다.
3. 사르트르 존재론의 핵심 개념
3.1 ‘존재와 무(無)’의 구분
사르트르는 존재를 두 가지로 나눈다.
- 즉자존재(存在自體, être-en-soi): 사물의 존재. 스스로 완결되어 있고 변하지 않는다.
예: 돌, 나무, 의자처럼 단순히 “그대로 존재하는 것”. - 대자존재(對自存在, être-pour-soi): 인간의 존재. 스스로를 의식하며, 끊임없이 변하고 가능성을 향해 나아간다.
이 구분은 인간이 단순한 사물이 아니라 의식과 자유를 가진 존재라는 점을 강조한다.
대자존재는 항상 스스로에게 “나는 누구인가?”를 묻고,그 질문 속에서 자기 자신을 형성하고 부정하며 재창조한다.
3.2 ‘무(無, le néant)’의 철학적 의미
사르트르는 《존재와 무》에서 “무는 인간 의식의 핵심”이라고 말한다.의식은 자신과 세계를 구분하고, 부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이 부정의 능력이 바로 무(無)이다.
예를 들어 “나는 행복하지 않다”라고 말할 때, 인간은 자신의 상태를 부정한다.이 부정 속에서 인간은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다.즉, 무는 단순한 결핍이 아니라, 자유의 근원이다.
4. 자유와 책임의 존재론
4.1 인간은 자유롭도록 “저주받은 존재”
사르트르의 가장 유명한 말 중 하나는 다음과 같다.
“인간은 자유롭도록 저주받았다.”
이 말은 역설처럼 들리지만, 그의 존재론의 핵심을 압축한다.신이 없다고 가정한 세계에서, 인간은 스스로의 행위에 대한 절대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그 어떤 신적 명령이나 본성도 인간을 대신해주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완전한 자유와 함께 무한한 책임을 지는 존재가 된다.
4.2 자기기만(Bad Faith, mauvaise foi)
사르트르는 사람들이 이 자유의 무게를 견디지 못할 때“자기기만”에 빠진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한 웨이터가 “나는 단지 웨이터일 뿐이야”라고 말한다면
그는 자신의 가능성을 제한하고 역할에 스스로를 가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자유로부터의 도피이며, 존재를 본질로 고정시키는 오류다.
진정한 인간 존재는 스스로를 규정하지 않고,항상 “될 수 있는 나”를 향해 나아가는 존재다.
5. 타자와의 관계: 타인의 시선
5.1 “타인은 지옥이다”
사르트르는 희곡 《닫힌 방》(Huis Clos)에서 유명한 말을 남겼다.
“타인은 지옥이다.”
이 문장은 오해를 많이 받지만, 사르트르가 말한 “지옥”은 타인이 나를 객체화하는 시선 속에서 생겨나는 불안과 긴장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내가 누군가에게 “보고 있는 존재”로 인식될 때 나는 더 이상 자유로운 주체가 아니라, 타인의 판단 속에 갇힌 존재가 된다.그렇지만 동시에 타인의 시선은 나를 객체로 드러내는 거울이 되기도 한다.
즉, 인간 존재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자기 인식과 자유의 균형을 찾아간다.
6. 신 없는 세계에서의 윤리
6.1 신의 부재와 인간의 자율성
사르트르는 무신론적 실존주의자였다.그는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절망이 아니라 자유의 출발점으로 보았다.
신이 없기에 인간은 스스로 가치와 의미를 창조해야 한다.
그는 말한다.
“인간은 자신이 스스로 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다.”
이 말은 모든 윤리적 책임이 인간 자신에게 있음을 뜻한다.다시 말해, 인간은 자신의 선택을 통해 세상의 의미를 만든다.
6.2 타인을 위한 실존적 윤리
그러나 사르트르는 단순히 개인주의를 옹호하지 않는다.그의 실존주의는 타인을 인정하는 자유를 강조한다.
내 자유가 진정한 자유가 되기 위해서는 타인의 자유 또한 존중되어야 한다.
따라서 사르트르 존재론은 “나는 자유롭다”에서 멈추지 않고,
“타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자유”라는 윤리적 차원으로 확장된다.
7. 사르트르 존재론의 철학적 의의
7.1 하이데거와의 비교
하이데거가 존재를 “세계-내-존재”로 분석했다면,사르트르는 하이데거의 존재론을 의식과 자유의 문제로 재해석했다.
즉, 하이데거가 존재의 구조를 탐구했다면, 사르트르는 존재하는 “나”의 실존적 경험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 점에서 그는 현상학적 존재론과 인간 실존의 철학을 결합한 사상가로 평가된다.
7.2 문학과 실존의 통합
사르트르는 철학자이자 소설가였다. 《구토》(La Nausée)와 같은 작품에서는 존재의 불안, 무의식적인 자기기만,그리고 자유의 고통이 문학적으로 표현된다.
그의 문학은 철학의 연장선이자, 존재론의 예술적 실험이었다.
8. 현대 사회에서의 의미
오늘날 사르트르의 실존주의는 여전히 유효하다.AI와 기술이 인간의 결정을 대신하는 시대에,
그는 인간이 스스로의 선택과 책임을 회피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사르트르 존재론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대해외부의 답을 찾는 대신, 내가 스스로 되어가는 과정을 강조한다.
이 철학은 자기 결정과 자율성, 그리고 진정한 인간다움의 회복을 향한 메시지로 남아 있다.
9. 결론: 존재는 선택이다
사르트르에게 존재란 단순한 사실이 아니라 실천의 과정이다.
인간은 이미 주어진 본질이 아니라, 매순간의 선택과 행동으로 스스로를 창조하는 존재다.
그는 말한다.
“네가 하는 모든 선택이 곧 너 자신이다.”
따라서 사르트르 존재론과 실존주의 철학은현대인의 불안, 자유, 책임을 성찰하게 만드는 거울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인간으로서 존재하기 위해서는,자유를 두려워하지 않고, 선택의 무게를 받아들여야 한다.
철학의 존재론 시리즈 18편 : 들뢰즈 존재론과 차이의 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