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존재론 시리즈 15편 : 하이데거 존재론 핵심 개념

오늘은 철학의 존재론 시리즈 15번째 시간입니다. 하이데거 존재론은 “존재란 무엇인가”라는 철학의 가장 오래된 질문을 다시 열어젖힌 사상입니다. 이 글은 <존재와 시간>을 중심으로 현존재, 시간성, 본래성, 죽음에 대한 존재 등 핵심 개념을 정리하며, 인간이 스스로의 존재를 어떻게 이해하고 살아갈 수 있는지를 다루어 보겠습니다.

1. 서론: 왜 ‘존재론’인가?

철학의 역사에서 ‘존재’(Sein)는 늘 중심 주제였다. 그러나 수천 년 동안 철학자들은 존재를 당연한 것으로 전제하고, 그 본질을 깊이 묻지 않았다. 하이데거 존재론은 바로 이 “존재 망각”의 문제에서 출발한다. 그는 존재가 무엇인지, 인간이 그것을 어떻게 이해하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하이데거는 단순히 형이상학적 구조를 재구성하려 한 것이 아니라, 존재 그 자체의 의미를 다시 밝혀내려는 철학적 시도를 했다.

2. 하이데거의 문제의식: 존재 망각

2.1 전통 형이상학의 한계

플라톤에서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칸트에 이르기까지 철학자들은 존재를 “사물들의 존재 방식”으로 다뤄왔다. 그러나 하이데거는 이런 관점이 존재 자체(Sein)존재자(Seiendes) 를 혼동했다고 비판한다.
전통 철학은 존재자—즉, 눈앞에 있는 ‘무엇’—에만 관심을 두었고, ‘존재한다는 것 자체’ 를 성찰하지 못했다. 이것이 하이데거가 말한 “존재 망각(Seinsvergessenheit)”이다.

2.2 존재 물음의 재개

하이데거 존재론의 핵심은 단 하나의 질문으로 요약된다.

“존재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 단순하지만 근본적인 질문이 바로 그의 대표작 《존재와 시간》(Sein und Zeit, 1927)의 출발점이다. 그는 철학의 본질을 “존재 물음의 재개”로 보았다.

3. 현존재(Dasein): 하이데거 존재론의 중심 개념

3.1 인간은 ‘존재를 묻는 존재’

하이데거는 존재를 단순히 외부 세계의 사물로 보지 않았다. 존재를 이해하려면 존재를 인식할 수 있는 ‘존재자’, 즉 인간 자신을 먼저 분석해야 한다고 본다.
이때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현존재(Dasein)’ 다.

  • Dasein은 독일어로 “거기 있음(there-being)”이라는 뜻이다.
  • 하이데거에게 인간은 단순한 생물학적 존재가 아니라, “존재의 의미를 묻는 존재”이다.
  • 즉, 인간은 존재에 대해 질문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자이다.

3.2 세계-내-존재(In-der-Welt-sein)

하이데거 존재론에서 인간은 세계와 분리된 주체가 아니다. 인간은 항상 세계 안에서 살고, 세계와 관계 속에서 자신을 이해한다.
그는 이를 “세계-내-존재”라고 불렀다. 이 말은 인간이 세계와의 관계 속에서만 자신을 인식하고, 존재의 의미를 경험할 수 있음을 뜻한다.

4. 하이데거 존재론의 시간성(Temporalität)

4.1 존재와 시간의 결합

《존재와 시간》이라는 제목에서 보듯, 하이데거는 존재를 시간성(Temporalität) 과 깊이 연결한다.
그에게 존재는 단순히 “지금 존재한다”는 상태가 아니라, 시간의 지평 속에서 드러나는 것이다. 인간은 과거의 경험, 현재의 선택, 미래의 가능성을 통해 자신을 이해한다.
즉, 존재는 시간적 이해 속에서만 의미를 가진다.

4.2 죽음과 실존

하이데거 존재론의 핵심 중 하나는 ‘죽음에 대한 존재’(Sein zum Tode) 이다.
죽음은 인간이 피할 수 없는 한계이며, 그 한계 앞에서 인간은 비로소 자신의 존재를 자각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죽음을 향해 나아갈 때, 인간은 자기 자신이 된다.”

죽음을 통해 인간은 “가장 고유한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다. 이것이 실존적 존재론의 본질이다.

5. 본래성과 비본래성

5.1 비본래적 존재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상의 규범, 타인의 시선, 사회적 기대 속에서 자신을 잃는다. 하이데거는 이를 ‘비본래적 존재’(Uneigentlichkeit) 라고 부른다.
비본래적 존재는 자신의 가능성을 스스로 선택하지 못하고, ‘세상 사람들(das Man)’이 정한 방식으로 존재한다.

5.2 본래적 존재

반대로, ‘본래적 존재(Eigentlichkeit)’ 는 인간이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성과 한계를 자각하고, 죽음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진지하게 성찰할 때 드러난다.
하이데거 존재론에서 본래성은 단순히 ‘진짜 자기’라는 의미가 아니라,

“존재의 의미를 자각하고, 그것에 따라 살아가는 태도” 를 뜻한다.

6. 하이데거 존재론의 철학적 의의

6.1 형이상학을 넘어선 존재론

하이데거는 기존 형이상학이 존재자를 대상으로 한 “존재자 중심의 철학”이었다면, 자신은 존재 자체의 의미를 탐구하는 철학을 열었다고 본다.
그는 이 접근을 기초존재론(Fundamentalontologie) 이라 부른다.

6.2 실존철학과 해석학적 전통에의 영향

하이데거 존재론은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가다머의 해석학, 메를로퐁티의 현상학적 인식론 등에 큰 영향을 끼쳤다.
‘존재를 이해하는 인간’이라는 그의 관점은 이후 철학뿐 아니라 문학, 신학, 심리학, 사회학에도 깊은 흔적을 남겼다.

7. 결론: 존재 물음의 현재적 의미

하이데거 존재론은 단순히 20세기 철학의 한 이론이 아니다.
오늘날 우리는 여전히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묻는다.
이 질문은 바로 하이데거가 던진 “존재 물음”의 현대적 형태이다.
그의 철학은 우리에게 말한다.

“존재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이해 속에서 드러나는 것이다.”

하이데거 존재론은 삶의 철학이자, 자기 이해의 철학이다. 존재를 묻는 일은 곧 나 자신을 묻는 일이다.

철학의 존재론 시리즈 18편 : 들뢰즈 존재론과 차이의 철학

철학의 존재론 시리즈 17편 : 메를로퐁티 현상학적 존재론

철학 존재론 시리즈 16편 : 사르트르 존재론과 실존주의 철학

Leave a Comment